<p></p><br /><br />요즘 연일 뉴스에서 들려오는 블랙아이스 사고, 가장 쉬운 예방 방법은 얼기 전에 제설제를 뿌리는 겁니다. <br> <br>다니시다보면 곳곳에서 제설함을 보실 수 있으신데요. <br> <br>잘 열어보지는 않죠. <br> <br>김진 기자가 열어봤더니 곳곳이 가관이었습니다. <br> <br>김진이 간다, 시작합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[김진] <br>겨울철 눈이 오거나 얼음이 얼기 전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. 바로 제설제를 도로 위에 뿌리는 일인데요. 겨울이 오기 전 지자체에서 대량 구매해 놓는 제설제가 잘못된 보관 방법 때문에 정착 필요할 때 사용하지 못하고 폐기처분 되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. 각 지자체에 제설제 관리 실태가 어떤지 점검해 보겠습니다. <br><br>달리는 차량이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돌진합니다. 생사를 넘나드는 아찔한 상황. 지난달 15일 일어난 블랙아이스 사고로 차량 20여 대가 부서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. <br> <br>약 한 달 뒤, 이번엔 경북지역에서 비슷한 사고 2건이 잇따라 일어나 7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. <br> <br>아찔한 사고는 골목길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. <br> <br>넘어지고... 또 넘어지고...자칫 큰 부상을 당하기도 합니다. <br> <br>[아이] <br>아빠 무서워. <br> <br>[아빠] <br>조심해야 해. <br> <br>모두 제설제만 미리 뿌려 놓으면 막을 수 있는 사고들입니다. <br> <br>그렇다면 제설제는 과연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. 곳곳에 마련된 제설함부터 확인해보았습니다.. <br> <br>[피디] <br>아! 이거 다 굳었어 <br> <br>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제설제. 잘 부서지지도 않습니다. <br> <br>지자체가 대량으로 보관하고 있는 제설제는 어떨까요. 쌓여있는 커다란 포대자루들이 눈에 띕니다. <br> <br>교각 아래 공터에, 염화칼슘 수십 톤이 쌓여져 있습니다. <br> <br>제설제를 덮어둔 천막 위에서 물이 줄줄 흘러내립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쇳소리가 들리는데? 아! 아파. <br> <br>일반 염화칼슘보다 비싼 친환경 제설제 역시 같은 장소에 보관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보니까 2019년 1월 10일 날이라고 적혀 있는데 1년 돼서 굳어 있는 것 같아요. 딱딱해요. 굳어 있어요. <br><br>경기도 남양주의 한 도로변. 이곳에도 제설제가 대량으로 쌓여있습니다. <br> <br>이날은 아침까지 비가 내렸는데요, 제설제가 놓인 바닥에 빗물이 흥건합니다. <br> <br>[동네 주민] <br>어휴! 딱딱해져서 못 쓰겠네. 완전하게 굳었어요. <br> <br>제설제의 성분인 염화칼슘은 수분을 흡수하면 딱딱하게 굳는 성질이 있습니다. <br> <br>염화칼슘에 물을 붓자 금세 녹아내려 부피가 줄어듭니다. <br> <br>15분 정도 후에 확인해보니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 있습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안 부서져요. <br> <br>이미 습기를 흡수해 굳어버린 염화칼슘. 제설 효과는 있을까요? <br> <br>잘 보관된 염화칼슘 가루와 굳어버린 염화칼슘을 눈 위에 각각 뿌리고 변화를 관찰했습니다. <br> <br>한 시간 뒤, 염화칼슘 가루는 눈을 완전히 녹여 많은 양의 물이 생겼습니다. <br> <br>그러나 굳은 염화칼슘 쪽은 눈이 잘 녹지 않아 물이 거의 생기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눈 녹은 물의 양이 확연히 다릅니다. <br> <br>굳어버린 염화칼슘은 충분한 제설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. <br> <br>[양승찬 / 제설제 제조업체 대표] <br>기본적으로 보관할 때 수분이나 공기의 노출을 최대한 피해서 비와 바람 차단을 원천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. 가장 좋은 방법은 실내보관을 하는 것이 가장 좋죠. <br> <br>서울 종로구의 한 고가도로 아래. <br> <br>[피디] 여기에 제설제 얼마나 있어요? <br> <br>[종로구청 관계자] <br>지금 300t 정도 있어요. 굳으면 다시 깨서 쓰고 하는 거죠. 임시로 이런 고가 밑에 천막으로 씌워 두는 거지. 보관할 시설이 없어요. 서울 시내에 <br> <br>제설차량이 부순 제설제를 싣고 갑니다. <br> <br>딱딱해진 제설제는 분쇄해서 사용하거나 폐기처분 한다고 하는데요. <br> <br>[지자체 제설제 납품업체] <br>파쇄 비용이 많이 들죠. 폐기 비용도 톤당 30만 원씩 들어가요. <br> <br>[○○시 관계자] <br>굴착기 한 대로 부족하니까 한 대를 더 임차해서 사용합니다. 한 번 눈이 올 때 (굴착기를) 부르면 80만 원이 들어가요. <br> <br>파쇄 비용도 문제지만 다시 부수면 취재진의 실험에서 봤듯이 제대로된 제설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. <br><br>경기도 하남시는 제설제 보관을 위해 대형 창고를 마련했습니다. <br><br>수분과 햇빛이 차단된 실내에 보관한 제설제는 처음 상태 그대로 유지됩니다. <br> <br>[김영범 / 하남시청 건설과] <br>나중에 굳었을 때 2차 비용이라든지 그런 부분이 생기니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창고가 있는 게 이득이겠죠. 관리가 잘 되니까. <br> <br>창고에는 통풍이 잘되도록 습도 조절 장치도 설치해놓았습니다. <br><br>연이여 블랙아이스 교통사고가 나자 정부는 사전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. <br> <br>그러나 부실하게 관리되는 제설제만큼 국민의 안전도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같아서 불안하기만 합니다. <br> <br>[시민] <br>관리 좀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. (문제가) 뻔하게 보이는데 저렇게 내놓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 <br> <br> 김진이 간 김진입니다.